유럽연합(EU)의 테레사 리베라 부위원장이 최근 미국과 유럽 산업계로부터 규제 완화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베라 부위원장은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바닥치기 경쟁’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EU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및 환경 규제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녹색 전환 정책과 디지털 규제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유럽 경쟁력의 핵심 동력”이라며, EU가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일시장 구현을 더욱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베라 부위원장은 미국의 규제 완화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공급망과 SNS 규제와 관련된 법안을 폐기할 요구에는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정체성과 시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협상에서의 주도권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이 내년에는 경쟁력과 안보, 그리고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베라 부위원장은 과거 자신이 주도했던 일부 규제를 완화하려는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과는 달리, 디지털 및 환경 규제를 지키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미국 등에 맞서 우리의 규제를 무효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EU 경쟁 담당 부서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을 조사하는 등 디지털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구글의 인공지능(AI) 모델과 메타의 왓츠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일론 머스크의 엑스(X·구 트위터)에는 디지털 투명성 규정 위반으로 1억2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와 관련하여, 트럼프 행정부는 EU의 빅테크 규제 입법을 주도한 티에리 브르통 전 EU 내수 담당 집행위원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기도 했다. 리베라 부위원장은 외부의 압박 속에서도 EU가 글로벌 기준 설정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바닥치기 경쟁에 베팅할 수 없다”며 규제를 통해 높은 기준을 만들 수 있음을 확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리베라 부위원장의 발언은 현재 EU가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규제 체계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내부의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유럽의 모든 기업들이 이러한 높은 기준을 이해하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하게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