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간의 내전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던 시리아가 화폐 단위에서 ‘0’ 두 개를 삭제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을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중앙은행은 2024년 1월 1일부터 기존 화폐 단위에서 ‘0’ 두 개를 감소시키는 개혁안을 실행하며, 이 경과로 현재 액면가 100 시리아 파운드는 1 시리아 파운드로 전환된다. 이 변화는 시리아의 화폐 가치가 지난 14년간의 내전으로 심각하게 하락한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다.
압둘카데르 후스리에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조치는 신규 화폐의 발행이 아닌 단순한 통화의 교체 작업으로, 경제 회복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체 기간인 90일 동안에는 구권과 신권이 동시에 유통되며, 국민들에게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내전 이전인 2011년, 시리아의 환율은 1달러당 50파운드 수준이었으나, 내전 이후 환율은 한때 1달러당 1만 파운드까지 폭등하며 화폐 가치는 심각하게 침체되었다. 이런 화폐 개혁은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유산을 지우고자 하는 임시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이들은 수십 년간 시리아를 독재 통치한 인물들로, 현재 2000 시리아 파운드와 1000 시리아 파운드의 지폐에 그들의 초상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리아에서는 여러 무장단체 간의 세력 다툼 및 종파 간 갈등이 급증하며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리디노미네이션 발표 당일,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에서는 시위 중 무장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 사건으로 3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지난 26일에는 홈스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아메드 알샤라임시 대통령은 이끄는 반군이 내전에서 승리한 이후 주변국 및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을 방문하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과거가 힘든 인물이다”라는 말을 하며 알샤라 대통령의 상황을 인지하고, 그가 충분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1주년을 맞아 “현재와 과거에 맞는 방식으로 시리아를 재건할 것”이며, “억압받는 이들을 돕고 정의를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경제 회복과 정치적인 안정, 상처받은 사회를 회복하려는 그의 계획과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지엽적인 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목표의 실현은 여전히 거대한 도전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