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간다 야권의 지도자 보비 와인이 202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분산형 메시지 앱 ‘비트챗(Bitchat)’의 설치를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 이는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다시 인터넷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시민들의 소통 수단을 미리 확보하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보비 와인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X(옛 트위터)를 통해 “모든 우간다인은 비트챗을 설치하여 검열에 대비하라”고 전하며, “정권은 이 모든 선거에서와 같이 또다시 인터넷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트챗이 인터넷 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정부의 정보 통제와 연결 단절의 시도에 맞설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 1월 15일에 예정된 우간다 대선은 과거 두 번의 선거에서 인터넷 차단 사태와 관련이 깊다. 2016년과 2021년의 대선에서는 정부가 보안 문제를 앞세워 전국적으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접근을 제한했으며, 이에 대해 인권단체는 “야당의 선거운동과 투표 감시, 시위 조직 등의 디지털 활동이 크게 제한됐다”고 비판했다.
비트챗은 트위터 공동 창립자 잭 도시가 개발한 블루투스 기반 메시징 앱으로, 2025년 7월부터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 이 앱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적인 인터넷 인프라 없이 작동하며, 중앙 서버 없이 주변 기기 간에 메시지를 암호화하여 전달하는 블루투스 메시(mesh)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모바일 데이터나 와이파이 없이도 통신이 가능하고, 전화번호나 이메일, 계정 등록이 필요 없으므로 신원 추적이나 검열에 대한 저항력이 높다.
보비 와인은 비트챗이 지지자들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 및 조직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구글 트렌드에서 ‘BitChat’ 및 ‘how to use BitChat’와 관련된 검색이 우간다 내에서 급증했으며, 다운로드 건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역사적으로 앞선 국가들인 마다가스카르, 네팔, 인도네시아에서도 정세 불안기 동안 비트챗의 사용이 급증했던 사례들을 고려할 때, 우간다의 상황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통신 통제에 대한 우려는 비트챗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우간다 정부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장비의 수입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특히 시골 및 소외된 지역에서 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안 통신망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고 해석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국민의 인터넷 접근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간다의 정치적 상황은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이 1986년부터 권력을 잡고 있는 가운데 보비 와인이 2021년 대선에서 도전했으나 불리한 결과를 맞았다. 그는 이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정부는 해당 주장에 대한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통신 통제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보안 이유로 어떤 제한 조치를 취할지, 그리고 야당과 시민들이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해 대응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