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상위층 경제인들이 한 달 만에 경기 전망에 대한 비관론으로 급격히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갤럽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상·중상 계층의 경기전망 순지수가 마이너스(-)16을 기록하며, 이는 전월의 14에서 한 달 사이에 30포인트 급락한 수치로, 조사된 모든 계층 중 가장 큰 낙폭이다.
이번 조사는 응답자의 주관적 생활 수준을 기반으로 한 경기 전망 지수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상위층의 비관적인 시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생활 수준이 높은 계층의 경기 낙관 응답은 31%로, 중상층(30%)이나 하층(29%)과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그룹의 비관 응답 비율은 47%로, 중하 계층보다 약 10% 포인트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전망의 악화 원인으로 원달러 환율의 급등과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 금융권의 관계자들은 금융자산과 해외자산 비중이 높은 계층이 환율 불안 및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연말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이러한 심리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올해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5.4로, 2022년 4월(99.1) 이후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며 3년 10개월 동안 지속된 부정적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도 제조업이 91.8, 비제조업이 98.9로, 모두 기준치를 밑돌아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제조업의 세부 업종 가운데 비금속 소재 및 제품(64.3), 금속 및 금속가공(85.2), 석유정제 및 화학(86.2), 전자 및 통신장비(88.9), 자동차 및 기타 운송장비(94.1) 등 5개 업종에서 특히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건설 및 철강 같은 전통 산업의 경기 악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전자·통신장비 수요 둔화가 제조업 전반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부자 계층에서도 경기 전망이 나빠진 결과는 전반적인 경제 심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부유층이 겪는 고환율의 충격은 그들의 투자 및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국가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의 경과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