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회계법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를 명확히 하면서 PwC가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PwC 미국 본부의 수석 파트너인 폴 그릭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워싱턴이 친(親) 암호화폐 인사를 규제 기관에 앉히고, 의회가 중요한 법안을 통과시키며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이러한 움직임의 핵심이다.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를 설정한 법안으로, 이를 통해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릭스는 “지니어스법과 이어지는 규제 작업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확신을 제공하고 있으며, 토큰화의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변화의 주요 축을 형성하고 있다. 새로 임명된 폴 앳킨스 위원장은 규제의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며, 암호화폐의 발행 구조와 거래 방식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정할 예정이다. 그간 소비자 보호, 사기, 자금 세탁과 같은 이유로 미국의 규제 기관은 디지털 자산 산업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이러한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으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감사 및 전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은 토큰화된 자산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검증받아야 하며, 디지털 자산을 실물 금융 시스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문도 필요하게 되었다. 그릭스는 “PwC는 내부 역량을 구축하고 변화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이며, 최근에는 채굴 기업 마라홀딩스의 2025년도 회계 감사를 맡게 된 것을 통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PwC는 암호화폐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있으며, 상무급 전문가인 셰릴 레스닉을 포함한 신규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 그릭스는 “우리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서비스를 담당하는 일은 없다”며, 지난 1년간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회를 적극 수용해 왔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PwC의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딜로이트는 이미 2020년부터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감사를 맡고 있으며, KPMG 역시 디지털 자산 관련 준법 및 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처럼 ‘빅 4’ 회계법인 모두 암호화폐를 전통 금융에 통합된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PwC는 이번 확장 전략을 통해 암호화폐가 단순한 실험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송금 속도와 비용 절감의 가능성을 강조하며, 디지털 자산 기술이 실제 금융 인프라를 개선할 수 있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