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증시가 연초 슬로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수 소비재 업종은 심각한 조정 국면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의류, 가구, 외식 프랜차이즈와 같은 경기 민감 소비재 종목이 약세를 보이며 수출 대형주와 내수 소비재 간의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가구 및 인테리어 전문 업체 한샘은 일주일 사이에 9.78% 하락하며 부진을 겪고 있다. 아울러 MLB와 디스커버리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F&F는 6.43%, 닥스와 헤지스 브랜드를 소유한 LF는 4.36%의 감소폭을 보였다. 외식 업종에서도 롯데칠성과 교촌에프앤비는 각각 8.28% 및 4.51%의 주가 하락세를 나타내며, 전체적으로 이번 한 주 동안 관련 주식들이 조정을 겪고 있다.
이러한 성과 저조의 배경에는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의 지속적 영향이 크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고 있으며,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3.3% 감소하여 2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한샘의 부진은 부동산 시장의 경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주택 거래가 둔화됨에 따라 가구 구매 및 리모델링 수요가 함께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주택 거래가 진정되고 있다”며 “주택 경기가 살아나야 해당 업종이 추세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주 중에서도 외국인 매출 비중에 따라 주가가 크게 엇갈리는 경향을 보인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집중적인 소비를 받는 업종은 비교적 선전하고 있지만, 순수 내수 소비에 의존하는 업태는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은 원화 약세에 따른 명품 가격 경쟁력 상승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 덕분에 긍정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각각 9.62%, 7.35% 급등하였다. 반면, 서민경제의 지표로 여겨지는 대형마트는 내수 침체의 타격을 받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두 업종 모두 호조를 보였으나, 11월에는 소비 양극화 영향으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변동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패션 업체에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F&F는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긍정적이며, 이 회사의 브랜드 MLB의 점유율 확대와 디스커버리의 성공적인 진출이 이익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F의 현재 주가는 2026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6.5배에 불과하여 저평가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내수 시장의 위축과 함께 일부 소비재 업종은 부진에 빠진 반면, 고환율 환경에 수혜를 보는 업종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소비 회복의 여부와 함께 주가 변동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