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기차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가 바로 ‘에끼벤’이다. 에끼벤은 일본 기차역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으로,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반영하여 만들어진다. 일본철도구내영업중앙회에 소속된 업체들이 만들어내는 이 도시락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각 지역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1885년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의 여관에서 시작된 에끼벤은 이제 2000종이 넘는 다양한 종류로 발전하였다.
에끼벤의 기원은 당시 일본의 교통 중심지 중 하나였던 우쓰노미야에서 제공된 주먹밥 도시락에 뿌리를 두고 있다. 철도망이 발달하면서 기차 안에서 즐기는 식문화로 자리 잡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생존을 이어갔다. 특히 고도성장기에는 기차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에끼벤은 일본 사람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되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에끼벤의 종류는 약 2159종에 달하며, 각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이 담겨 있어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도야마현의 에끼벤은 송어 초밥으로 유명하며, 센다이의 에끼벤은 고급 우설 구이가 특징이다. 이러한 지역 특산물 외에도 인상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독특한 에끼벤도 있다. 미에현의 소고기 스키야키 도시락의 경우 뚜껑을 열면 일본 동요의 멜로디가 흐르는 방식으로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가장 비싼 에끼벤은 도치기현 닛코역에서 판매되는 ‘닛코 매장금 도시락’으로, 가격이 무려 23만7000엔(약 218만원)에 달한다. 이 도시락은 닛코 지역의 신선한 생선 초밥, 홋카이도산 대게, 도치기현 와규 스테이크와 캐비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가격에 걸맞은 고급스러움이란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에끼벤 업계는 편의점 도시락의 발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에끼벤 대신 편의점 도시락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에끼벤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과거 400곳에서 현재 82곳으로 줄어드는 등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는 에끼벤 탄생 14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일본의 철도 회사들은 에끼벤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에끼벤을 일본의 무형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창의적인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처럼 에끼벤은 일본 여행에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차와 함께 떠나는 여행의 설렘을 더해준다. 일본을 여행하게 된다면 꼭 한 번 에끼벤을 체험해 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