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가문이 주도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이 미국 정부의 인가를 통해 ‘가상자산 은행’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넘어, 미국 달러화와 1:1로 연계된 스테이블코인 ‘USD1’을 제도적 금융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야심 찬 계획으로 해석된다.
15일(현지시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미 통화감독청(OCC)에 제출한 신청서에 따라 자회사인 ‘WLTC 홀딩스’가 최근 ‘월드 리버티 트러스트 컴퍼니’라는 이름의 신규 은행 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의 주요 사업 목적은 USD1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에 대한 지급준비금 관리 및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의 주류 채택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본사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할 예정이며, 이 은행은 전통적인 예금·대출 은행이 아닌 자산 보관과 관리에 특화된 신탁 은행 형태로 운영된다. 따라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 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다.
관심을 끄는 점은 이 은행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이 공석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제출된 조직도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재커리 위트코프가 맡고 있으며, 최고준법감시인(CCO)으로 브랜디 레이놀즈가 내정되어 있지만 CFO는 “식별 예정(To Be Identified)”으로 기재되어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단계에서 주요 임원이 공석인 것은 드물지만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며, 회사 측은 조만간 적임자를 선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신청은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OCC의 조나단 굴드 청장 대행은 최근 디지털 자산 기업이 연방 감독을 받는 은행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미 리플, 팍소스 등 주요 가상자산 기업들이 신탁 은행 예비 인가를 획득하는 등 규제 장벽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도 여전히 존재한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은 대통령 가문이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기업에 연방은행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상충이라고 주장하며 심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월드 리버티 트러스트 측은 심사 과정을 통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는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설립은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금융 시스템 내 위치 확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며, 특히 USD1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이 성공한다면 가상자산이 주류 금융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