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함에 따라 국내 상장사의 보유 자기주식 규모가 최대 114조376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인 약 98조 원을 초과하는 수치로, 자사주가 국내 증시에 구조적으로 쌓여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3%에 해당된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도 자사주 보유 가치는 9조4589억 원에 이르며, 여기에도 자사주가 상당히 쌓여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정부와 여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하는 상법 개정안을 빠르게 추진 중이며, 이로 인해 상장사들은 미리 자사주를 처분해왔다. 그러나 누적된 자사주의 양은 여전히 상당하여, 올해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금액은 21조50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매입 금액 20조1000억 원을 처음으로 초과한 수치이다.
지금은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활용해 여러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자사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거나 다른 회사와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이러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필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으며, 여당 내부에서는 관련 법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자사주가 시가총액에 반영됨으로써 증시에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장의 거품을 제거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상법 개정안 통과 시 자사주를 포함하지 않고 시가총액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제도 전반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법안 승인 후에도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자사주 규모만큼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될 우려가 제기된다. 즉, 주당순이익(EPS) 및 주가수익비율(PER)과 같은 주요 투자 지표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다양한 해외 사례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편, 자사주 소각 의무화 과정에서 예외 규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발의된 개정안에 따르면, ‘경영상의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거나 처분하는 경우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하나, 이 정의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경제단체들도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 보완과 배임죄 개선 논의를 서두르도록 정부와 국회에 요청한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가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