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은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제적 승자의 위치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는 아세안 경제가 2018년 이후 중국과 미국의 수입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며, 가치 추가와 외국인 직접 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IMF는 이 지역이 수십 년간의 세계화로 인해 중국과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경제국과 강력한 무역 연계를 구축해 온 덕분에 이러한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중국 무역 긴장 상황 속에서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세계 경제와의 통합을 지속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은 중국과 미국과의 무역 및 투자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IMF의 데이터에 따르면, 아세안 경제는 2018년 이래 중국과 미국의 수입 시장 점유율 증가 외에도 외국인 직접 투자 유입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아세안 지역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발생한 무역 전환 기회를 활용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여러 차례의 관세를 부과하며 2018년과 2019년 무역 전쟁을 시작한 이후, 이 지역 경제는 중국 및 미국의 관세가 목표로 하는 제품의 수출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등의 긍정적 영향도 지속적으로 경험해왔다. 더욱이 아세안국들은 이들 관세 대상 제품의 수출이 중국과 미국 외 타 국가로도 증가하고 있어 무역 이탈뿐만 아니라 경제 규모의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IMF는 아세안 내 모든 국가가 동일한 혜택을 얻지는 못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과 같은 일부 회원국은 2018년 이후 글로벌 평균에 비해 강력한 수출 성장세를 경험한 반면, 태국에서는 수출 성장이 둔화되고,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IMF는 또 한편으로는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는 것이 향후 아세안 지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경제의 분열은 미국과 중국과 같은 주요 무역 파트너의 활동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 지역의 외부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IMF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024년 및 2025년 성장 전망을 이전 예측치보다 각각 0.1%p 상향 조정했지만,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글로벌 수요의 불확실성, 금융 변동성의 잠재성으로 인해 성장에 대한 더 많은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도 경고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은 아세안이 복잡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