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폼페이에서 발견된 새로운 낙서, 디지털 기술로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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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남부의 고대 도시 폼페이에서 베수비오 화산 폭발 직전에 남겨진 낙서와 스케치 79건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이번 연구는 폼페이 고고학 공원이 발표한 내용으로, 고대 로마 시민들의 삶과 감정이 담긴 비문이 추가로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폼페이는 고대 로마 제국 시절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했으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대규모 폭발로 인해 도시 대부분이 화산재에 매몰되었다. 이로 인해 당시의 거리, 주택, 벽화와 글씨가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이는 ‘시간이 멈춘 도시’로 불리게 된 이유다.

이번에 확인된 낙서와 스케치는 도심 극장이 모여 있던 지역과 스타비아 가도를 연결하는 긴 복도형 벽에서 발견되었다. 이 벽은 18세기 말에 처음 발굴된 이후 230여 년 동안 많은 방문객이 이곳을 지나갔지만, 표면에 남아 있는 흔적들은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해석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다.

연구진은 이 벽에 고대 낙서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했다. 벽면을 가상 격자 형태로 나누어 흔적의 위치를 정밀하게 기록하고, 여러 방향에서 빛을 비춰 촬영하는 RTI(Reflectance Transformation Imaging) 기법을 적용하여 미세한 긁힘과 음각을 복원하였다. 이 결과,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79건의 새로운 낙서가 확인되었다.

새롭게 드러난 비문에는 두 명의 검투사가 맞붙는 장면을 그린 스케치와 함께 “에라토는 …를 사랑한다”라는 사랑 고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낙서는 공식 기록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의 감정과 취향, 오락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고대 로마 사회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는 ‘복도의 속삭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으며, 프랑스 소르본대와 캐나다 퀘벡대, 폼페이 당국이 함께 참여했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폼페이 고고학 공원 원장은 “이 기술은 고대 세계의 새로운 방들을 여는 열쇠”라며, 폼페이에 남아 있는 1만 개가 넘는 비문이 앞으로도 중요한 연구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작업을 통해 총 300건의 낙서와 비문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79건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른 구역에도 같은 방식의 디지털 분석을 확대 적용하여 폼페이에 남아 있는 ‘말 없는 기록들’을 체계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발견은 고대 문명 연구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하며, 향후 폼페이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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