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리츠(부동산위탁관리회사)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 그룹은 내년 중 리츠를 출범시켜 기존의 삼성, SK, 롯데, 한화, 신세계와 같은 대형 리츠에 합류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해부터 리츠를 신사업으로 지정하고 여러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통해 자문을 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LG그룹의 자산관리 계열사인 D&O가 주축이 되어 리츠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이다. D&O는 내년 중 국토교통부에 AMC(자산관리회사)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LG그룹의 리츠에는 대부분 LG그룹의 계열사들이 소유하는 부동산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LG그룹이 투자한 주요 자산으로는 LG트윈타워, 가산동 사옥, 광화문 사옥, LG서울역빌딩, 상도동 하이프라자, 플래그원2 등이 있다. 이러한 오피스 빌딩들은 대부분 LG그룹 계열사들의 본사 사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활황 속에서 자산 유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LG그룹은 리츠를 통해 상암동에 위치한 LG헬로비전 본사 사옥의 인수를 먼저 추진할 계획이다. 이 건물은 연면적 38,075㎡의 오피스 빌딩으로, 현재 매도자인 이화자산운용과 1,700억원 안팎의 가격에 대해 협상 중이다.
LG그룹의 리츠는 국내 대기업 스폰서 리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스폰서 리츠는 대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리츠 구조로 재편성하며, 해당 대기업이 최대주주와 임차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리츠 운영을 위한 AMC(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PF(프로젝트 포트폴리오)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였고, 이학구 전 다올자산운용 부사장을 총괄로 영입했다. 이 총괄은 11월부터 D&O에 합류해 리츠 설립 관련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총괄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화국토개발, 삼성생명, 도이치뱅크 AMC, 하나대체투자운용, 다올자산운용(옛 KTB자산운용), 그리고 최근 아이엠박스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이다. 그는 28년간 부동산 투자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셀프스토리지 프롭테크 기업인 아이엠박스에서 전략부문대표(CSO)로 재직해왔다.
흥미로운 점은 LG그룹과 같은 대기업들이 리츠 시장에 뛰어들면서 계열사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공모 리츠인 삼성FN리츠를 코스피에 상장하며 주요 오피스 권역에 있는 대치타워와 에스원 빌딩, 삼성화재 판교사옥 등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의 SK리츠는 오피스, 주유소 및 핵심 산업시설을 포함해 총 자산 규모가 4조2000억원에 달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리츠 진출에 대한 일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리츠 편입 자산 중 일부는 프라임 혹은 A급이 아닌 경우가 있어, 무리한 자산 편입이 투자자들에게 불만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화리츠는 최근 장교동 빌딩 편입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자산 평가가치에 비해 유상증자 규모가 과다하여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리츠 시장 진출은 자산 관리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한편, 시장 반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