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 ‘A7A5’가 정식 금융망을 회피한 대규모 자금 이동 수단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일립틱(Elliptic)의 자료에 따르면, A7A5는 출시 이래 약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처리하여 대략 146조 8,7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를 기록했다.
A7A5는 루블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전통적인 금융 체계에 접근할 수 없는 기업 간 결제 수단으로 재편되고 있다. 일립틱은 A7A5가 매일 수십억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된 전송 금액이 몇 개월 사이에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은 A7A5가 제재를 받는 특정 기업이나 개인의 자금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암호화폐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7A5는 루블 예치금에 기반해 설계되어 러시아 민간 금융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다. 초기 프로젝트는 러시아의 결제 서비스 기업 및 일부 은행들과 연관됐으나, 이들 중 일부는 미국과 영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포함되었다. 이로 인해 해당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한 인물들과 관련 기업은 서방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되었다.
자금 흐름은 몇몇 중앙화 거래소와 ‘온체인 루트(on-chain routes)’에 집중되어 있다. A7A5는 다른 스테이블코인이나 암호화폐로의 접근을 위한 ‘브릿지 자산’으로 기능하며, 제재 기업이나 개인이 기존 은행 시스템 없이도 국경을 넘는 자금 이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들 거래는 평일 낮 시간대에 집중되어 있어, 기관 또는 기업 차원의 사용을 시사한다.
일립틱은 A7A5의 사용 패턴이 국제 제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정 토큰들은 추적을 어렵게 만들어 여러 지갑 사이에 나누거나 혼합하여 감시 기관의 조사를 회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국가의 규제당국은 A7A5 관련 주소와 플랫폼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관련 인물과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 암호화폐 시장과 규제 환경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상업적 목적의 스테이블코인이 시스템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은 암호화폐 결제 루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A7A5의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화폐를 넘어선 복합적인 금융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한편으로는 국제 금융 제재를 피하는 수단으로도 악용될 우려가 있으며, 이로 인해 해당 자산에 대한 감독과 투명한 발행 구조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결국 A7A5의 사례는 스테이블코인이 강력한 금융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규제 변화에 민감한 자산임을 경고한다. 투자자들은 이 복잡한 글로벌 금융 환경 속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