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약 719만 원)를 돌파하며 역사적인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하우건은 금의 급등이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의 결과가 아니라, 달러와 같은 법정통화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것임을 강조했다.
하우건은 최근 고객에게 전달한 메모에서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암호화폐 규제의 불확실성이 결합하면서 디지털 자산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올해와 내년 시장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값은 지난 20개월 동안 65% 상승했으며, 올해에만 16% 상승한 결과 처음으로 5,000달러를 초과하게 되었다. 하우건은 이러한 상승이 단순히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에 의한 것이 아닌, 투자자들이 더 이상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어하지 않게 된 인식의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국채 자산을 동결하면서 금 구매를 늘린 중앙은행들이 늘어났다. 독일의 경제학자들이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 중인 독일 금을 본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노르웨이 정부 위원회는 국부펀드에 대한 과세 강화와 자산 몰수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금융 자산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우건은 금 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은 두 가지 측면이라고 지적했다. 첫째는 부채 증가와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이고, 둘째는 자산을 직접 보관하고자 하는 욕구라는 것이다. 그는 후자의 요소가 현재 국가 차원에서 가장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변화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우건은 “비트코인(BTC)과 같은 중앙기관 없이 소유권을 보장하는 자산, 그리고 이더리움(ETH)이나 솔라나(SOL)와 같이 규칙을 변경할 수 없는 네트워크는 더 큰 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정비하기 위한 ‘클래러티 법안(Clarity Act)’의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 업체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이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80%에서 50%로 축소된 상황이다. 하우건은 “만약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암호화폐 시장은 단순한 기대가 아닌 실제 효용성을 입증해야 하는 ‘쇼 미(show me)’의 시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금가격의 상승과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에 대한 관심 증가는 단순한 시장 트렌드가 아닌 시대적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하우건의 입장에서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는 만큼, ‘검열 저항성’과 ‘자산 주권’을 강조하는 암호화폐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할 것이다. 시장은 규제 명확성에 따라 기술 기대를 뛰어넘는 실질 사용 기반 성장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