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의 대형 패밀리오피스들이 인공지능(AI) 투자에 몰두하고 있는 반면,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가 발표한 ‘2026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333개 싱글 패밀리오피스 중 65%인 216곳이 현재 또는 향후 AI 분야에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은 17%로, 56곳에 그쳤다.
패밀리오피스의 포트폴리오에서 암호화폐의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조사에 응답한 89%의 기관은 현재 암호화폐에 전혀 노출되지 않고 있으며, 평균 투자 비중 또한 0.4%에 불과하다. 비트코인(BTC)의 투자 비중은 평균 0.2%로 더욱 낮은 수준이다. 이는 암호화폐가 아직 대형 자산 관리 기관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시장 변동성과 제도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함을 시사한다.
금과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도 낮은 수준이다. 응답자의 72%가 금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패턴은 패밀리오피스들이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헤지 수단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패밀리오피스는 미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조사 대상의 59%가 미국에 위치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산군은 프라이빗에쿼티(비상장 투자)로, 응답자의 37%가 향후 12~18개월 내에 이 자산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특별히 AI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가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반 이상이 현재 이 분야에 전혀 투자하고 있지 않아 진입이 초기 단계임을 나타낸다.
패밀리오피스들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응답자의 20%가 이를 최우선 리스크로 지적했다. 또한 유동성 리스크와 무역 정책도 주요 걱정 사항으로 언급되며, 경제 성장 둔화와 자산 밸류에이션 역시 주요 우려 요인에 포함됐다.
흥미롭게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의 고자산 가문과 패밀리오피스들은 암호화폐 투자 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며, 특히 싱가포르, 홍콩, 중국 본토에서 이 같은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일부 기관은 포트폴리오의 약 5%를 암호화폐에 할당하기도 했다.
점진적으로 AI 투자에 집중하는 글로벌 패밀리오피스와 달리, 암호화폐는 여전히 시야에서 멀어져 있는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향후 세계적 시장 및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패밀리오피스의 자산 배분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AI가 대세인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외면받고 있지만,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패밀리오피스들이 돌아보지 않는 현재가 오히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점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