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가 모네로(XMR)와 지캐시(ZEC)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의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한 가운데, 이들 자산의 가격이 오히려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두바이 금융감독청(DFSA)은 2026년 1월부터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에서 운영되는 등록 기업들이 프라이버시 강화 가상 자산을 취급할 수 없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모네로와 지캐시는 거래소에서의 상장, 홍보, 투자 상품 편입 등 모든 형태의 거래가 금지되지만, 개인 지갑을 통한 보유 및 탈중앙화 거래는 허용된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자산 금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규제 금융 시스템과 프라이버시 기술 간의 본질적인 불일치를 드러내고 있다. DFSA와 세계 여러 규제 기관은 자금세탁방지(AML), 테러 자금 차단 및 제재 이행을 핵심 감독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이 기준에서 거래의 가시성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모네로는 링 서명과 스텔스 주소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전송자 정보 및 금액 정보를 숨기고, 지캐시는 선택적 익명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블록체인 분석 도구로도 추적이 어렵다. 결국, 규제기관은 프라이버시 코인이 AML 프레임워크와 구조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바이의 제한 조치는 이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닌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큰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유럽연합은 2027년부터 시행될 자금세탁방지법(AMLR)에서 모네로 및 지캐시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의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며, 미국에서도 프라이버시 인프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FSA 발표 전후 모네로와 지캐시의 가격은 각각 20% 이상 급등하며 각각 595달러와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규제된 금융 플랫폼에서 퇴출된 자산이 탈중앙화 혹은 비규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형성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규제 강화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검열 저항성’과 ‘익명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는 이런 규제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거래소와 암호화폐 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자산 금지가 아닌, 자산이 어떻게 규제를 준수할 수 있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기관 채택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들은 선택적 프라이버시를 채택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완전한 익명성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들은 P2P 생태계나 탈중앙화 플랫폼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바이의 결정은 프라이버시 코인의 퇴출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제도권 안에서 허용되는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향후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안정화폐와 같이 추적 가능한 자산은 제도권 내에서 계속 확장될 것이며, 익명성을 중시하는 기술들은 제도 밖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두바이의 규제 조치는 혁신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수용 가능한 규제 리미트를 가시화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의 향후 진화 방향을 한층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