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희생된 우크라이나의 스포츠 선수들을 추모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헬멧을 착용하고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그는 훈련 중 헬멧에 새겨진 24명의 희생자 이미지를 배경으로 연습 주행을 진행했다. 이는 그가 전쟁의 비극을 올림픽 무대를 통해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행동으로 해석된다.
헤라스케비치는 10일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 근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곳에서 하나의 팀으로 경쟁할 수 있었던 것은 사망한 선수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강조하며, “그들의 기억을 가지고 전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희생자들이 경기 날에 나와 함께 있을 자격이 있다고 믿으며, 경기 일뿐만 아니라 훈련에서도 헬멧을 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IOC는 헬멧 착용이 올림픽 헌장 제50조에 반한다고 판단하여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이 조항은 “올림픽 경기장 또는 기타 지역에서 어떠한 종류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시위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신 IOC는 검은 완장을 착용하여 추모하는 방식은 허용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헤라스케비치는 이를 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추모 방식에 대한 고수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IOC 대변인 마크 애덤스는 “선수들이 목숨을 잃은 친구를 기억하고자 하는 바람을 이해하지만, 규정은 규정”이라고 말하며 헬멧 착용은 허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신, 애덤스는 완장 착용이 가능한 타협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헤라스케비치는 이러한 조치를 수용할 수 없다며 우선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라트비아의 코치 이보 스테인베르그스가 기자회견에 동참하며 “헤라스케비치가 실격 처리가 될 경우 우리도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그의 사안을 지지했다. 우크라이나 루지 선수인 올레나 스마하도 “추모는 위반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장갑에 서명해 지원의意사를 밝혔다.
이번 갈등은 올림픽 정신과 전쟁의 비극 사이에서 특히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림픽이 정치적 시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선수들은 전투에서 희생된 동료들을 잊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헤라스케비치의 결정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