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총리 관저의 고양이 래리(Larry)가 지난 15일, 공식 직함인 ‘수렵보좌관’으로 임명된 지 15주년을 맞이했다. 래리는 2011년 2월 15일, 동물 보호소에서 구조된 후 다우닝가 10번지에 처음 소속되었다. 당시 총리였던 데이비드 캐머런은 총리 관저 내에서 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래리에게 수렵보좌관이라는 직칭을 부여하고 그의 임무를 쥐잡기로 설정했다. 그러나 래리의 실제 성과는 대부분 쥐를 잡는 것이 아니라, 생쥐와 놀거나 낮잠을 자는 데 집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래리는 나름의 방식으로 관저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래리는 총리들이 6번 바뀌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관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으며 그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만남을 가졌다. 특히,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 시, 그의 전용 리무진 ‘비스트’ 아래에서 낮잠을 자며 찍힌 사진은 많은 이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래리가 트럼프 리무진 아래에서 외교적 그늘을 드리웠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저스틴 응은 래리가 중요한 외교적 순간에 항상 등장하는 독특한 능력을 칭찬하며, “외국 정상이 방문할 때 만남의 시작 시점에 나타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래리의 임무를 “귀빈을 맞이하고 보안을 점검하며 오래된 가구들이 낮잠용으로 적합한지 품질 검사를 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래리와 영국 외교부의 공식 고양이 사이에는 갈등이 있었고, 현재 키어 스타머 대통령이 반려묘 두 마리를 데려오자, 이를 이유로 래리는 다우닝가의 공식 업무 공간에만 남도록 제한 받았다. 현재 18~19세로 추정되는 래리는 이제는 움직임이 느려졌지만, 여전히 관저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며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필립 하월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래리의 지지도가 높아지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총리들은 그 지지를 넘지 못해왔다”고 덧붙였다. 래리는 단순한 고양이를 넘어 영국 정치의 소소한 상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