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함께 호실적을 기록하며, 최근 주가가 연초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캐터필러의 주가는 759.74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지난해 4월 300달러 수준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11일 종가 기준 7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써 캐터필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700억 달러에서 최근 35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의 확산이 인프라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인프라노믹스(Infranomics)’라고 부르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노후된 전력망의 교체 요구가 확대되면서 전통 산업재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부상하게 되었다. 특히 캐터필러는 단순한 건설장비 판매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서비스와 전력 및 에너지 솔루션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캐터필러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91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력 및 에너지 부문 매출이 23% 성장하며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게 되었다. 상당한 수주 잔고가 확보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액은 약 510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는 캐터필러가 건설 및 전력 에너지 분야에서 매출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유력한 부담 요소로 남아 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캐터필러를 전통 주식과 AI 인프라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재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DA데이비슨의 마이클 슐리스키 애널리스트는 캐터필러가 핵심 사업 부문 전반에서 2026년까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가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캐터필러의 목표 주가를 735달러에서 825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한편, 경쟁사인 디어앤드컴퍼니의 주가도 비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디어의 주가는 지난해 말 460달러에서 이달 20일 기준 662.49달러로 40%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디어는 농기계 비중이 높아 캐터필러에 비해 인프라 투자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평가받고 있다. 디어는 자율주행 및 AI 정밀 제어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기계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농업 부문에서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디어는 19일 발표한 지난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해 96억 1000만 달러에 도달했다. 건설 및 삼림 부문 매출이 특히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방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프라 투자로 인해 디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나타나면서 올해 순이익 가이던스도 기존 40억~47억 5000만 달러에서 45억~50억 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