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란 전쟁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올해 약 50억 달러(한화 약 7조 4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같은 재정 손실 규모를 언급하며,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이란 전쟁을 지목했다.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성명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해 우리의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쟁의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지출을 줄이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드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D램 메모리 반도체 비용 상승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올해 조정 영업이익이 최대 20억 달러(약 3조 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기존 예상치(최대 15억 달러)보다 5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1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해 헤지 작업을 진행했지만, 가격 상승의 규모가 약 10억 유로(한화 약 1조 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자동차 제조사들은 원자재 공급업체와 미리 고정가격 계약을 체결해 가격 상승의 즉각적인 영향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전쟁이 두 달 더 지속될 경우, 공급업체들은 새로운 가격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이후 가격 인상은 약 6개월 후에 반영되리라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BCG의 자동차 부문 파트너인 알베르트 와스는 현재 상황을 간단한 일시적 혼란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하며, 가격 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가격을 먼저 인상하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판매량 손실을 겪을 위험이 있지만, 모두 동시에 가격을 인상하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차량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의 여지는 제한적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원자재는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은 차체 패널, 엔진, 도어 등 차량 전반에 걸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알루미늄 가격이 최대 16% 급등했다.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헤지 조치가 없다면, 차량 한 대당 추가 비용으로 500~1500달러(약 74만~222만 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드는 자사의 알루미늄 공급업체인 노벨리스의 화재로 인해 F-시리즈 픽업트럭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며, 이로 인해 해외에서 대체 알루미늄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포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셰리 하우스는 “전체 산업계에서 물자 부족 현상이 이미 발생하고 있었고, 여기에 중동 사태가 중첩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언급했다.
나프타 역시 자동차 생산 전반에 필요한 원자재로, 현재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FO 하랄트 빌헬름도 최근 “연말까지 원자재 비용이 연초보다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