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가정보국(DNI)을 이끌던 털시 개버드 국장이 22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며, 남편이 골암 진단을 받은 것에 따라 그의 곁을 지키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개버드 국장은 내달 30일부로 공식적으로 공직을 퇴직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개버드 국장의 사퇴 소식을 접하고 “털시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고, 우리는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하며 그를 응원했다. 또한, 개버드 국장의 남편에 대한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애런 루카스를 신임 국장 대행으로 지명할 것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개버드 국장이 공식적으로 가족 문제를 사퇴 사유로 밝히긴 했으나, 그 배후에 백악관의 압박이 있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현직 정보기관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란과의 전쟁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작전과 같은 주요 회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중앙정보국(CIA)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었고, 백악관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DNI’가 “Do Not Invite” 즉, 초대하지 말라는 암호처럼 여겨졌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을 정도이다.
CNN은 개버드 국장이 이란전 관련 발언에서 엇갈리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신임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결정하게 된 ‘임박한 핵 위협’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의 일치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그가 통제력을 잃은 배경에는 행정 차원의 신뢰 부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인 개버드 국장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2월 DNI 수장에 임명되었으나, 취임 1년 3개월 만에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평가된다. 개버드 국장의 사퇴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정치적 승리를 준비하며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올해 들어 세 명의 고위 장관이 잇따라 사임한 가운데, 개버드 국장과 같이 사의를 표명한 고위 관료 모두 여성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퇴가 CIA 국장 존 랫클리프의 영향력 강화를 가져오고, 두 기관 간의 권한 다툼을 더욱 격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