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코인 빚투’, 즉 신용대출을 통해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에서 자금을 이용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대선과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인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평균 거래대금은 최근 1주(11일~17일) 기간 동안 21조 원에 달하며, 이는 미국 대선이 진행되던 주(4일~10일)의 7조 원에 비해 무려 187%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미국 대선 직전 주간의 거래량과 비교해도 486% 급증한 결과로,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구매 열풍이 여실히 드러난다.
코인 거래소의 예치금 또한 안전 자산에서 위험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보여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예치금 유입량이 지난달 말에 비해 2조4000억 원 증가했고, 이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신용대출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은 14일 기준으로 104조6239억 원으로 집계되었고, 이 중 97%인 7522억 원이 마이너스통장에서의 인출이었다.
이처럼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증가하면서 은행의 예·적금은 줄어드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10조1186억 원, 적금 잔액은 7871억 원 감소하며, 이 금액은 10월 같은 기간의 두 배 수준이다. 이는 ‘코인 빚투’와 주식 이민 현상이 겹치면서 한국 내에서 존재하는 자금의 대규모 유출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4일 기준으로 1001억 달러를 기록하며, 11일에는 역대 최고치인 1035억 달러를 경신했다. 이러한 상황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자산의 해외 유출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는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 및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의 금융 환경은 투자자들에게 높은 위험을 안고 있는 만큼, 이들의 투자 결정이 향후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