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 후반대에 그칠 것이라는 경고를 발표하면서 경제 전문가와 분석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년부터 무역 갈등을 심화시킬 경우, 무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에 기반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극심한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 두 달 연속 금리 인하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26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무역전쟁의 확산으로 인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8%에 머물 것이라며 “수출 약화는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었고, 이는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바클레이스, 씨티, JP모건, HSBC, 노무라와 같은 주요 투자은행 5곳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에서 1.7%에서 1.9%로 낮췄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는 12월 BSI 전망치가 97.3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아 경기 전망이 부정적임을 시사한다. BSI는 현재 33개월 연속으로 기준치를 하회하며, 자동차, 식음료·담배, 의약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문에서 업황의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불안정성 때문에 28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오는 11월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내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동결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극심한 경기 침체를 반영할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현재의 재정 긴축과 대출 규제, 그리고 고금리 정책이 결합되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가 중산층 복원을 강조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예기치 않은 금리 인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한은이 과거와 달리 경제 회복이나 내수 개선에 대한 낙관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이 향후 경제 전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