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은행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하반기 내수 경기 둔화에 따라 급증하면서 3분기 기준 14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17분기 만에 최대 수치로, 신규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가운데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들의 연체율 상승이 신용 위험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9월 말 국내 은행 부실채권 현황’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2분기보다 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3개월이 지난 부실 대출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출을 의미한다. 부실채권 비율은 0.53%로 이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신규 부실 규모가 5조1000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부실채권 증가세는 여전히 우려를 자아낸다.
금감원은 연체율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신규 부실채권 발생 규모도 예년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취약 부문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강화해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자영업자의 연체 위험이 크게 증가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다중 채무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753조8000억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최근 1년 간 9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모든 다중 채무자에 대한 연체액과 연체율이 각각 13조9000억원과 1.8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이 깊다. 특히, 3분기 이후로도 다중 채무자의 빚 감소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실 차주의 문제는 수도권을 넘어 비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 지역 다중 채무자의 비율은 소폭 감소한 반면, 경기도와 경북, 경남에서는 각각 비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추세는 부실채권의 추가 악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더욱 철저한 모니터링과 지원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은행권 부실채권의 증가와 이에 따른 연체율 상승은 향후 4분기에도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정부 및 관계 기관의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