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식품 가격이 18개월 만에 최고치에 도달하며, 일부 식품 바구니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0월의 세계 식품 원자재 가격은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FAO 식품 가격 지수는 곡물, 육류, 유제품, 식물성 기름, 설탕의 5개 식품 바구니 가격을 모니터링하며, 10월에 2% 상승하였다. 특히 식물성 기름 가격의 급등이 주도했다.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식물성 기름 카테고리는 24%의 가격 상승을 기록하였으며, 이는 팜유, 콩유, 해바라기유, 유채유 등의 가격 상승이 원인이다. 이어서 유제품 카테고리는 17% 상승하여 치즈와 버터 가격이 주원인으로 나타났다. 육류 카테고리는 10% 상승했다. 반면 곡물 카테고리, 주로 밀과 쌀로 구성된 영역은 4.5% 하락하였고, 설탕 가격은 거의 5% 감소했다. 공급 측 요인으로는 날씨의 영향을 비롯해 물류 문제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지수는 원자재 가격을 측정하는 것으로 소비자 가격에 직접적인 반영은 아니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앞으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향후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식품 항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 번째로, 팜유 및 다른 식물성 기름이다. 팜유는 높은 글로벌 수요와 공급 제약으로 인해 내년에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인도네시아에서의 엘니뇨 현상으로 팜 과일 재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팜유 생산국으로, 세계 공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의 첫 8개월 동안 해당 국가의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거의 5% 감소하였다. 이에 더해, 인도네시아는 생물 연료 생산을 위한 팜유 사용을 증대시키려는 경향이 있어 공급이 더욱 긴축될 전망이다.
두 번째로는 소고기가 있다. 미국 남부 평원의 가뭄으로 인해 소떼가 심각하게 감소하면서 소고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비 오는 날씨에 의존하는 소고기 생산 시스템은 가뭄에 취약하다. 이로 인해 생산자들은 추가 사료를 구매하거나 사육규모를 줄이게 되며, 이러한 요소들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소고기 생산국이며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소고기 선물 가격은 2023년 연중 기준 16% 상승하였다.
세 번째로, 커피와 카카오 시장이다. 두 commodity의 가격은 FAO 지수에 포함되지 않지만, 기후 문제로 인해 가격 상승의 위험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가들은 언급하고 있다. 브라질의 나쁜 날씨가 커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커피 선물 가격은 올해 거의 70% 상승하여 파운드당 3.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의 기후 문제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일과 채소가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직 인수에 따른 정책이 과일과 채소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멕시코는 미국의 신선한 과일 및 채소 수입에서 주요 공급국으로, 정책 변화가 이들 품목의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공급망 문제와 기후 변화, 정책 변화가 세계 식품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이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