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국내 렌터카 시장의 선두주자인 롯데렌탈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핵심 계열사인 롯데렌탈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6일 이사회를 통해 어피너티를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롯데렌탈의 약 60.67%에 달하는 경영권 지분으로,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함께 소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의 몸값이 약 2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어피너티가 이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지급할 금액은 1조 원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롯데렌탈의 시가총액 약 1조2163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반영한 것이다.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매각을 고려하게 된 이유는 유통 및 화학 부문에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채권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어,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롯데렌탈 매각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렌탈 매각으로 발생한 자금은 최근 적자 전환한 호텔롯데에 유동성 공급에 활용되어, 호텔롯데의 향후 기업공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어피너티가 롯데렌탈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렌터카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어피너티는 올해 상반기에 SK렌터카를 인수한 바 있어,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한국 렌터카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지배적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렌터카 사업의 전망이 밝은 이유는 개인과 기업 고객 모두에게 부담 없이 제공되는 ‘렌트를 통한 차량 이용’이라는 선택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는 2023년 8조5000억 원에서 2026년 10조4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약 122만 대인 국내 렌터카 인가대수는 2026년에는 140만 대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한편, 어피너티는 추가 자금 투입을 통해 램프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렌터카와 롯데렌탈 인수를 통해 다수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며, 이는 통합된 법인의 가치 상승을 위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피너티가 현재 롯데렌탈의 2대 주주로 있는 쏘카의 경영권을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쏘카의 창업자 이재웅이 보유한 44.27%의 지분으로 인해 경영권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어피너티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렌터카 사업을 성장시킬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