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리센호로위츠의 블록체인 투자 부문인 a16z 크립토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섯 번째 크립토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20억 달러 규모의 자금 모집을 추진하고 있다. 이 펀드는 2026년 중반에 클로징을 목표로 하며, 펀드 규모는 2022년에 조성한 45억 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급변하는 암호화폐 내러티브와 시장 환경에 맞춰 더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10월 초에 약 4조 4,000억 달러였던 시장 총 시가총액은 2조 달러 이상 증발하며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다. 이러한 약세 반전의 시기에 a16z 크립토의 신규 펀드 출범은 “선제적 포지셔닝”으로 바라보며, 급격한 시장 변화를 최대한 빨리 반영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a16z 크립토를 이끄는 크리스 딕슨은 ‘리드 라이트 오운(Read Write Own)’이라는 저서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인터넷(Web3)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프로젝트의 투자 성과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특히 탈중앙화 소셜 플랫폼인 파캐스터(Farcaster)는 투자자들에게 약 1억 8,000만 달러를 반환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최근 월가에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은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RWA) 및 금융 상품 영역으로 점점 좁혀져 가고 있다. 다수의 크립토 VC들이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일부는 기술 분야를 넘어 AI와 로보틱스 등의 비(非)크립토 기술에 투자를 기획하고 있다. 멀티코인 캐피털의 카일 사마니는 새로운 기술 영역을 탐색하겠다고 밝혔고, 패러다임 또한 AI 및 로보틱스 분야로 새로운 펀드를 확장하고 있다.
안드리센호로위츠 또한 오직 크립토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생물학, 헬스케어, 국방,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a16z는 2026년 전략 키워드로 AI와 크립토를 제시하며,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과 더 밀접하게 결합될 것이라는 전망도 드러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벤처 자금의 유입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월의 크립토 스타트업 자금 조달 규모는 8억 9,500만 달러로, 전월에 비해 약 40%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소폭 낮아졌다. 이러한 벤처 투자 위축 속에서 a16z 크립토의 신규 펀드 조성이 과연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포지셔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약세장일수록 훌륭한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가 열릴 수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펀드들은 시장 회복을 겨냥한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암호화폐 VC들이 스테이블코인과 RWA 및 AI로 무게를 두는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