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수요의 급증이 유럽의 탈탄소화 목표에 도전 과제를 안기고 있다.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특수 칩은 이미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성능 AI 칩은 밀집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며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로 인해 안정적인 칩 냉각을 위해 더 차가운 물이 필요하다.
골드만삭스의 연구에 따르면 AI는 2030년까지 데이터 센터 수요가 1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유럽의 탈탄소화 목표 달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고성능 칩, 즉 그래픽 처리 장치(GPU)는 자연어 처리와 같은 대규모 AI 모델의 훈련과 배포에 필수적이다. AI 하나가 단 1제곱미터의 데이터 센터에서 120킬로와트의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는데, 이는 15~25가구의 전력 소비와 열 방출에 해당한다고 네비우스의 제품 및 인프라 책임자 안드레이 코롤렌코는 말했다.
마이클 윈터슨 유럽 데이터 센터 협회(EUDCA) 의장은 데이터 센터의 물 온도를 낮추는 것이 결국 “25년 전의 지속 불가능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AI 시장에서 칩 제조사들이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토지 권리, 에너지 접근성 및 지속 가능성 같은 요소는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가 낮고 시장 지배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주요 장비 공급업체들은 미국 칩 제조사들이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냉각 시스템의 물 온도를 낮추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원래는 액체 냉각 기술을 통해 더 높은 온도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이 같은 요구가 나타나 충격적이라고 부연했다.
에너지 효율이 유럽위원회 의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EU는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11.7%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AI의 출현으로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소비는 2030년까지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국가에서는 그 수치가 두세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윈터슨 의장은 물 온도를 낮추는 것이 EU의 최근 에너지 효율 지침과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EUDCA는 이러한 지속 가능성 문제를 브뤼셀에 알리고 있다.
에너지 관리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유럽 연합과의 논의에서 AI 데이터 센터를 위한 전력 조달 방법과 유틸리티와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에너지 효율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은 기정사실로 보이며, 고객들이 요구하는 물 온도는 20~24도 섭씨로, 이는 기존의 액체 냉각에 비해 상당히 높은 온도다.
영국의 에퀴닉스 데이터 센터 운영 부문 부사장은 AI의 증가가 서버 밀도를 높이려는 고객의 요구와 변화된 기술에 대응하는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밀도 서버 운영은 더 많은 전력 사용을 의미하므로 기술 변화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비우스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플랫폼을 유럽에 도입할 계획을 가졌으며, 내년 중반까지 AI 인프라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에는 초기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될 수 있으며,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더 나은 비용 효율성을 추구할 것이라고 코롤렌코는 말했다.
이처럼 AI 애플리케이션의 수요 급증 전에 유럽의 데이터 센터 산업은 이미 디지털 부문의 성장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