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의 등장이 암호화폐 지갑의 익명성을 위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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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AI 에이전트’가 암호화폐 지갑의 익명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지갑 주소를 현실 정체성과 연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포함된 논문이 발표되었지만, 이 연구는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프리프린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의는 시장에서 프라이버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가명성(pseudonymity)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지갑 주소는 문자 형태로 저장된다. 이름은 숨겨져 있지만, 거래 내역은 누구나 볼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지갑 주소가 특정 개인과 연결되는 순간 그 익명성은 급격히 약화된다. 최근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퍼플렉시티 컴퓨터(Perplexity Computer)와 같은 AI 기반 도구들이 대중에게 널리 사용되면서, 지갑 주소의 익명성을 해제(디애너니마이제이션)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이 논문에서 연구진은 최신 AI 기술이 수십억 개의 소셜미디어 게시물 데이터를 이용해 서로 다른 사용자명이 동일 인물일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수작업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하여 대규모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관심사, 문체, 표현 습관을 분석하여 “두 계정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도구와 챗GPT를 활용해 이 연구를 수행했다. 비록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 주장은 암호화폐 프라이버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조명 받은 점은 사용자들이 동일한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반복 사용하는 경향이다. 이는 운영보안(OpSec)과 프라이버시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며, 이러한 습관은 데이터 추론의 출발점이 된다. 만약 한 번이라도 주소가 특정 온라인 활동과 연결된다면, 이후의 온체인 거래는 전부 추적 가능해진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들은 수년 동안 거래 추적 및 클러스터링 기법을 고도화해 왔으며, AI는 이 과정에서 그 연결고리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연구진은 AI를 활용한 디애너니마이제이션 과정이 4단계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추출’로, AI가 소셜 게시물에서 사용자와 관련된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두 번째는 ‘검색’으로, 추출된 단서를 기반으로 유사한 계정을 찾는 단계이다. 세 번째는 ‘추론’이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계정을 자동으로 선택한다. 마지막 단계는 ‘교정’으로, 다른 AI 모델로 재검증하고 신뢰도 점수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특히 연구진은 디애너니마이제이션의 비용이 건당 4달러 미만임을 밝혀, 기존의 고비용과 고난도 작업이 아닌 낮은 비용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러한 변화는 암호화폐 지갑의 익명성 해제가 개인 투자자에게도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결국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 방안보다도 운영보안 관점에서의 행동 습관이다. 지갑 주소를 반복 사용하거나, 온라인 활동과 주소를 연결하는 실수는 익명성 붕괴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공격 비용 장벽이 낮아지는 현 상황에서는 개인 사용자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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