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사모펀드 EKK파트너스가 국내 사이버 보안의 선두주자인 지니언스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이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킹 사건으로 인해 최신 보안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결정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EKK파트너스는 지니언스가 발행한 교환사채를 약 83억원에 인수했다. 교환사채의 교환대상은 지니언스 자사주 37만2000주이며, 교환가액은 2만2423원, 만기는 5년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이 모두 0%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EKK파트너스가 지니언스의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니언스는 2005년 설립된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으로, 특히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 및 대응(EDR)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매일 생성되는 새로운 악성코드가 30만여 개에 달하는 가운데, 기존 백신이 이미 알려진 위협에만 대응할 수 있는 반면, EDR은 등록되지 않은 새로운 위협도 추적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닌다.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원칙을 기반으로 한 지니언스의 기술은 직원 계정에서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패턴이 포착되면 즉각적으로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최근 SKT, KT 등 통신사와 롯데카드의 해킹 사건이 발생하면서 EDR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이는 지니언스의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니언스의 매출액은 207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의 성장을 기록했다. 비록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외형 성장은 지속되고 있으며,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고 공공 부문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미국의 EDR 사이버 보안업체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시가총액 약 150조원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니언스의 현재 시가총액 약 2500억원이 앞으로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적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최근 5년 동안 크게 올랐다”며 “지니언스의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니언스는 이번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86억원을 내년까지 연구개발 및 운영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KK파트너스의 첫 투자로 지니언스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해킹 사건들은 사이버 보안 기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고 있다. 앞으로 EDR 기술이 기업들이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자산을 보호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