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투자 회사 ETHZilla가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약세 속에서 보유 중이던 이더리움(Ethereum, ETH)을 대거 매각하여 부채를 상환하는 데 나섰다. 이 매각은 기업의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ETHZilla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약 7,450만 달러에 달하는 이더리움 24,291개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의 평균 가격은 3,068.69달러, 한화 약 454만 원에 해당된다. 매각 이후에도 ETHZilla는 여전히 약 69,800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이번 자금의 상당 부분을 ‘선순위 담보 전환사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THZilla는 원래 ‘180 라이프사이언스’라는 임상 바이오기술 회사로 운영되다가, 2020년 상장 이후 주가가 99.9% 급락하면서 암호화폐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하게 되었다.
최근 ETHZilla는 암호화폐와 기술 기반 투자로 방향을 전환한 후 첫 번째로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자동차 금융에 특화된 인공지능 스타트업 카루스(Karus)의 20% 지분과 디지털 주택 대출 플랫폼 지피(Zippy)의 15% 지분을 인수하며 새로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ETHZilla의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월요일 기준으로 주가는 8.7% 하락했으며, 연초 대비 하면 무려 65%의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투자자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견을 낳고 있다.
ETHZilla의 사례는 최근 암호화폐 기업들이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코인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상장 회사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전체 유통량의 5% 이상을 차지하는 등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상장사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자산 유동화 사례는 이어지고 있으며, 이더리움 투자회사 FG 넥서스는 약 1만 922개의 이더리움을 매각해 자사주 매입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기업들이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에 대한 재무 전략을 미리 도입한 스트레티지(Strategy)는 최근 일주일 사이 클래스 A 주식 453만 5,000주를 매도하며 약 7억 4,780만 달러를 확보하는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정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결국 ETHZilla의 자산 매각은 시장에서의 부진에 대응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조치로 여겨진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례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사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