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13일(현지 시각) 향후 10년 동안 미국의 안보와 관련된 산업에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을 뒤따르는 조치로, 민간 자본이 국가 전략 산업 발전에 적극 참여하는 사례로 한층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희토류, 양자 컴퓨터 관련 주가가 이날 뉴욕 증시에서 일제히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광물과 제품을 신뢰할 수 없는 공급원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것이 심각하다는 점을 절감했다”며 “우리는 이제 행동해야 할 시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JP모건의 총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핵심 산업(Critical Industries)’ 금융 프로그램의 일부로, 이 중 100억 달러는 JP모건이 직접 지분 투자 및 벤처 캐피털 형식으로 미국 기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JP모건은 이번 투자에서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중요한 희토류 광물 분야를 포함하여 항공우주, 에너지 기술과 같은 전략 산업에 자금을 배분할 계획이다. 투자 분야는 국방 및 항공우주, 인공지능(AI) 및 양자 컴퓨팅, 배터리 및 에너지 자립, 공급망 및 첨단 제조업 등의 4대 핵심 영역으로 나뉜다. 특히 희토류 시장은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미국이 이 분야의 자립을 도모하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결정을 민간 금융 대기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수용한 최신 사례로 분석했다. 하지만 다이먼 CEO는 이번 투자가 “자선이 아닌 100% 상업적(commercial) 결정”이라고 선을 그으며, 정부 관계자와 대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JP모건의 대규모 투자 발표로 인해 주식 시장은 급격한 반응을 보였다. 희토류 관련 주인 크리티컬메탈그룹의 주가는 55.4% 급등했으며, 유나이티드스테이츠앤티모니는 36.86%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오클로와 뉴스케일파워는 각각 16.2%와 14.73%의 증가폭을 기록했고, 양자 컴퓨터 관련 주인 아이온큐와 리게티컴퓨팅은 16.2%와 25.02%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전했다.
JP모건의 이번 결정은 세계 경제의 변화와 민간 부문이 국가 안보와 전략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