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스카운트 없어졌다”… 증권사, 새로운 평가기준으로 목표주가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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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증권사들이 종목의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과거에 목표주가를 높이는 주요 방법이었던 이익 추정치 상향 외에, 최근에는 밸류에이션 지표, 즉 멀티플을 변경하여 목표주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동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주가 상승을 지속하는 종목에 적절한 이익 및 멀티플 상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롯되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례로 SK하이닉스가 있다. 이 회사는 기존까지는 이익 추정치나 미래 이익을 기반으로 목표주가를 설정했으나, 최근에는 80만원대 이상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기 위해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SK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PER 방식으로 잡아 100만원으로 제시하였고, 이는 유사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 사이클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건스탠리 또한 이러한 방법론을 활용해 강세장에서는 85만원의 주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91만원으로 높이며, 향후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닌 ‘사업별 평가 가치 합산(SOTP)’ 방식을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사례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있다. 이 회사는 올해 하반기까지 화학 업종에 묶여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던 0.5배 PBR 수준이었지만, 2차전지용 동박 생산라인을 AI용으로 변경한다는 발표 이후 목표주가가 급상승하였다. SK증권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밸류에이션 배수를 AI 기판 기업의 PER인 19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3만2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올렸다.

이전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고려해 해외 경쟁사에 비해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해외 업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으로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SK증권은 반도체 소재 업체인 솔브레인의 PER를 해외 소재 업종의 평균인 17배를 적용해 목표주가를 3만5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크게 상향 조정하였다. NH투자증권 역시 SK하이닉스를 마이크론과 동일한 PBR로 설정하여 목표주가를 86만원으로 올렸다.

이와 같은 변화는 증권사들이 성장주 급등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수적인 대응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평가 기준의 재정립이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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