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배우 교체 논란, 필리핀계 하차와 백인 배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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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서 배우 교체와 관련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 뮤지컬은 최근 미국 토니상에서 6개 부문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주인공 로봇 ‘올리버’ 역할을 맡고 있는 필리핀계 배우 대런 크리스가 하차하고 백인 배우 앤드루 바스 펠드먼이 그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논란이 촉발되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펠드먼은 다음 달 2일부터 9주 동안 이 작품에 출연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이 전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캐스팅에 대한 불만과 항의가 쏟아졌다. 일부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인종적으로 편향된 선택이 아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공연자 행동 연합(AAPAC)은 ‘어쩌면 해피엔딩’ 제작팀의 결정에 유감과 실망을 표명하며, 이는 문화적 다양성을 배제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번 캐스팅이 이야기의 보편성을 추구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아시아계 캐릭터와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보편적이지 않게 여기는 문제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라고 밝혔다.

중국계 중견 연극배우 BD 웡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캐스팅 소식이 일부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들에게 배신감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은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대한 인정과 축하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번 상황이 매우 안타까운 점이라고 강조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국내 창작 뮤지컬로, 2016년 초연 이후 지난해 브로드웨이 진출에 성공하였다. 본 작품에서 8명의 배우 중 7명이 아시아계 미국인,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출신으로 캐스팅되어 있었다. 이러한 캐스팅은 의도적으로 아시아계 배우들의 진정성을 중요시한 결과라고 제작팀의 입장에서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주인공 교체로 인해 그간의 노력과 성과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으며,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향후 방향에 대해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계 배우인 크리스는 토니상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 논란은 더 큰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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