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사모펀드(PEF)의 K-뷰티 기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대주주들은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매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간 적어도 4개의 K-뷰티 기업이 외국계 PEF와 물밑 접촉을 해왔으며, 이 산업은 국내 화장품 및 미용 의료기기로 구성된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인 브이티는 다수의 외국계 PEF들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 브이티는 여드름 치료에 효과적인 ‘리들샷’과 보습 및 노화 방지 기능을 중시하는 ‘시카라인’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2022년 24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브이티는 지난해 431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하여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브이티의 대주주는 현재 매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전하며, 당장 매각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브이티의 대주주 지분은 약 38.33%에 달하며, 현재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대에 이른다.
브이티 외에도 화장품 부자재 기업인 펌텍코리아와 씨앤씨인터내셔널도 외국계 PEF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펌텍코리아는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글로벌 사모펀드 KKR이 삼화를 인수한 이후 시장에서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재신 회장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어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씨앤씨인터내셔널도 여러 글로벌 PEF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으나, 창업주 딸과 인수 측 간의 가격 차이로 M&A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씨앤씨는 최근 이마트와 함께 28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미용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외국계 PEF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피부과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쥬베룩’을 생산하는 바임은 경영권 지분의 약 87%를 국내 사모펀드인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다. 외국계 PEF들이 제안했으나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올해 실적을 지켜본 후 내년에 매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K-뷰티 기업들이 외국계 PEF로부터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베인캐피탈이 인수한 클래시스와 TPG가 인수한 삼화의 사례처럼, 이러한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계 PEF들은 K-뷰티 기업들을 포트폴리오로 추가하려는 의지가 크다. 그러나 기존 대주주들은 기업 가치 상승을 내다보며 매각을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