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의 기대가 높았으나, 국내 주요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최근 부진한 실적 발표로 인해 심각한 하향세를 겪고 있다. 30일 증권가의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15.72%, 6.90% 하락하며, 코스피지수(-1.77%)보다 훨씬 더 낮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한류의 열풍과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기대감은 주가 급등을 유도했으나, 최근 들어 중국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한 데다 차익 실현 매도세로 인해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061억원에 그쳤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인 14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면세점 및 판매 채널의 감소와 중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적자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LG생활건강의 주가에 곧바로 반영되어,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 주가는 5.57% 하락한 33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상인증권의 김혜미 연구원은 “기저효과가 기대되던 분기였지만 실제로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4분기에는 중국 소비 부양책과 소비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이익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흥국증권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29.41% 증가한 3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알엑스의 효과를 제외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흥국증권의 이지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지역 예상 매출액이 전년 대비 47% 감소할 것”이라며, 경영 구조 변경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한 리포트는 각각 16개, 11개에 이른다. 유안타증권의 이승은 연구원은 “럭셔리 브랜드의 부진과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문제”라며, “전반적인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