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국내 1위 폰트업체 산돌의 안정화를 위한 투자자 역할으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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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국내 1위 폰트 기업인 산돌의 지분 약 19%를 취득하며,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백기사’로 나섰다. 이 거래는 지난해 5월 갑작스럽게 별세한 창업주 석금호 회장의 상속세 문제 해결과 지배구조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던 유족 측이 KCGI와 손잡으면서 이루어졌다.

KCGI는 7월 29일 산돌의 보통주 149만2113주를 주당 1만원, 총액 149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한 지분은 약 19.2%로, 산돌커뮤니케이션이 보유한 물량을 매입하는 형식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KCGI의 펀드가 아닌 법인 자체 자본을 활용하여 이루어졌으며, 이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확신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KCGI는 이번 투자를 통해 산돌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기존 경영진과 협력하여 기업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산돌은 1984년 설립된 이래로 국내 폰트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본 서체인 ‘맑은 고딕’과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주요 기업의 전용 서체를 제작해왔다.

특히, 정부기관과의 협업으로 개발한 ‘한길체’는 공공교통 표지판 등에 사용되며, 공공성 및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폰트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산돌은 최근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매출액은 157억5000만원, 순이익은 50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출 대비 순이익률이 30%를 초과하는 고수익 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거래의 배경에는 고 석금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불거진 상속세 납부 문제가 있다. 유족 측은 막대한 세금 부담과 함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KCGI와의 접점을 형성했다. KCGI는 기존 대주주의 경영권을 존중하면서 성장 파트너로서의 협력을 주장하고 있다.

KCGI는 향후 직접적인 경영 개입보다는 기존 경영진과의 협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지적재산권(IP),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의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기존 플랫폼 모델에 이를 접목하는 전략도 고려 중이다. 이는 글로벌 폰트 플랫폼으로의 도약과 콘텐츠 기반 IP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KCGI 관계자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중심으로 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준법경영 체계를 확립하여 산돌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히며, “기업의 성장이 주주들과 함께 공유될 수 있도록 모범적인 거버넌스 체계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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