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와 영풍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각각 약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 측이 설정한 목표 수량인 6.9%에는 미달한 수치지만, MBK와 영풍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게 된 점에서 주목되는 상황이다. 14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참여한 지분이 5% 이상에 달하며, 이들은 주당 약 83만 원에 해당 지분을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는 최윤범 회장 및 우호 세력이 33.9%, MBK와 영풍이 결합한 연합이 33.1%, 국민연금이 7.8%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더불어 고려아연의 자사주가 2.4%, 기타 주주가 22.8%를 차지하고 있어, 지분 관계가 더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형국이다.
특히 영풍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33.1%의 지분에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더할 경우, 사실상 38%에 이르게 된다. 이는 향후 지분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며, 고려아연 측에서 제시한 유통 물량이 약 15%인데, 이 중 늘어난 5%가 MBK 측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일 최 회장이 영풍정밀을 방어하면, 현재의 지분 구조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로 추가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면, 최 회장 측의 지분은 36.4%로 증가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MBK가 차지한다면,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이 상실되면서 그 몫이 MBK 및 영풍 연합의 것으로 편입될 위험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는 양측의 지분 변동성이 커지면서, MBK 측이 베인캐피탈의 지분 여부와 상관없이 유리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반응도 흥미롭다. 금융감독원이 양측에 여론전을 자제하라고 요청했으며,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중재에 나서는 등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기준 고려아연의 주가는 79만3000원, 영풍정밀은 3만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영풍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26% 상승하며 43만 원에 도달했는데, 이는 MBK가 승리를 거두었다는 해석과 동시에 영풍이 추가 자금 부담을 덜어주었다는 이중적인 해석을 낳고 있다.
비록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나, 향후의 상황은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 특정 펀드에 약 3000억 원을 출자함에 따라 자본의 흐름을 조율하며, MBK에 대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결국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승리했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양측 모두 확실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경영권 분쟁은 내년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