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NY연)이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미래 결제 인프라의 중요한 동력으로 ‘비허가형(Permissionless) 블록체인’을 강조하며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현재 26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한 배경에는 국가와 주체의 제약 없이 작동하는 개방형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뒷받침되고 있다.
리포트의 저자 로드 개럿과 마이클 준호 리는 ‘결제 인프라의 미래는 비허가형이 될 수 있다(The Future of Payment Infrastructure Could Be Permissionles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토큰화된 자산과 돈이 원활하게 교환되기 위한 필수 속성들을 제시했다. 우선 이들은 전통적인 은행 계좌라는 장벽을 넘어서, 보편적인 접근성을 제공하는 비허가형 시스템을 강조한다. 특히, 개인이 은행의 승인 없이도 디지털 지갑을 통해 세계의 누구와도 달러 기반 거래를 할 수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비허가형 시스템이 지닌 또 다른 핵심 속성은 ‘프로그래밍 가능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허가형 블록체인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스마트 컨트랙트를 작성하여 복잡한 조건부 결제를 자동화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의 자금 집행 및 무역 금융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또한, 모든 자산과 계약이 하나의 공통된 원장 위에 존재하여, 서로 다른 금융 상품 및 자산이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내재적 결합성’ 또한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비허가형 블록체인의 발전은 금융 산업의 역사에서 장부 기반 시스템에서 ‘P2P(개인 간) 전송’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며, 이는 기존의 중앙 집중식 시스템에서 개인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주고받는 형태로의 전환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용자의 기술적 진입 장벽과 규제 준수 문제이다. 사용자 경험(UX) 개선 및 복잡한 개인키 관리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으며, 비허가형 블록체인에서의 자금세탁방지(AML) 및 신원확인(KYC) 의무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구현할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는 시스템이 가진 불안정성이나 신뢰 문제, 그리고 트랜잭션 처리 속도 문제 해결 없이는 기존 금융 인프라를 완전히 대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NY연은 이번 분석을 통해 중앙은행이 비허가형 블록체인의 ‘개방성’을 혁신의 핵심 요소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향후 디지털 자산 규제는 단순한 통제를 넘어 비허가형 시스템의 기술적 이점을 받아들이며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