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정상 회담이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의 제재, 대미 견제 등의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SCO 회의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장이었다면, 두 국가 간의 회담은 실질적인 외교 협의를 의미한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를 마친 후 차량으로 베이징으로 이동했다. 이번 회담은 기존에 두 나라가 SCO에서 제시했던 공통의 화두를 넘어, 민감한 국제 정세를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서방의 개입 문제 또는 무역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로 거론될 전망이다. 아울러, 양국 간의 비공식 회담도 계획되어 있어 더욱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추가 관세를 제기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러 간의 관계는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정책에 대한 반발로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시 주석은 SCO 회의에서 다자주의와 국제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 또한 이러한 입장을 지지하며, SCO가 좀 더 공정하고 다극적인 국제 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으로, 이번 방문은 그의 방중이 2019년 이후 6년 8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곧 있을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북한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며 북·러 간의 관계가 깊어졌고, 반면 중국과의 관계는 다소 소원해진 상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중·러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북·중·러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 또는 푸틴 대통령과 함께하는 3자 회담 가능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정상 간의 만남은 과거 각국 간의 양자 회담은 있었으나, 3자 회담은 아직 열리지 않은 상황이기에 의미가 크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최근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번 행사에서 세 지도자가 동일한 장소에 모이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으로, 김 위원장에게는 중요한 외교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