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가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11번가 2차 콜옵션 행사 기간을 맞아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현재 콜옵션 행사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국민연금 자금을 포함해 수천억 원의 자금이 SK그룹에 묶여 있어 SK 측이 이 문제를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SK온의 재무적 부담이 여전히 SK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결정이 그룹의 향후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11번가의 기업공개(IPO)가 실패한 후, 2년 전에는 콜옵션 행사를 미연주최로 통보한 바 있으며, 이번에 다시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1번가는 2018년에 SK텔레콤의 비상장 자회사로 있었으며, H&Q코리아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이때 국민연금은 직접 3500억 원, H&Q코리아 펀드를 통해 500억 원을 간접적으로 투자했다.
양 측은 콜옵션 관련하여 11번가가 5년 이내 기업공개에 실패할 경우, SK스퀘어가 FI의 지분 18.2%를 원금에 연 3.5%의 이자를 더해 되사오는 조건을 합의했다. 그러나 SK스퀘어의 미국 아마존과의 사업 협력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면서 IPO 추진은 무산되었고, 이에 따라 FI 유치를 주도한 경영진도 교체되는 등 큰 변동이 있었다. 결국 SK스퀘어 이사회는 보다 충분한 논의 없이 콜옵션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하여 IB 관계자는 SK그룹이 매각에 대한 심각한 논의를 했으나, 여러 원매자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SK 그룹의 도의적 책임 방안이 거절당하면서 거래가 무산되었다고 전했다. 당초 투자자들에게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구조였음에도, SK스퀘어는 보통주 투자자로서 배당을 받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자본시장 내 SK그룹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실제로, SK그룹 내 여러 계열사는 자본시장에서 총 약 9조 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그 중 국민연금의 자금이 1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SK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요 주주로서 이번 문제가 특히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다.
현재 재무적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온은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국민연금의 반대 등의 이유로 순탄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SK E&S와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맞이했으며, 이는 자금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자산 유동화 방안을 모색하며 SK온에 대한 투자금 상환 논의를 심층적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다. 특히, 11번가의 FI 투자금 상환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으며, 이는 SK스퀘어 새 대표 한명진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소식이다. SK그룹 차원에서도 11번가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조직하여 해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SK스퀘어가 11번가 콜옵션 행사에 나설지 여부는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과 관련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며, 지속적인 자금 압박 속에서 SK그룹의 향후 전략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