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사업 여력을 확충하고 기존 투자자에게 갚아야 할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약 8조 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금 조달은 3자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을 통해 이루어지며, SK온은 2조 원을 포함하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또한 3000억 원을 모금할 예정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기존 투자자였던 MBK컨소시엄 및 한국투자PE컨소시엄에게 약 3조5880억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26년 상장 목표를 지키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이들을 합리적으로 보상하는 조치이다. 이 같은 ‘투자자 교체’ 전략으로 SK이노베이션은 메리츠증권을 새로운 투자자로 받아들이면서 총 5조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연환산수익률(IRR) 5% 보장을 제안하여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5조 원 중 처음으로 약 2조 원을 SK온에 배정하며, 이 자금의 일부인 3000억 원은 기존 부채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1조7000억 원은 원자재 구매 및 사업 확장에 활용된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합병한 SK E&S의 LNG 발전사업부를 담보로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추가로 3조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투자자를 교체하며 재무 부담을 줄이는 한편, 핵심 자산인 SK E&S의 알짜 사업부가 담보로 잡힌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SK온의 실적 개선이 최우선 목표이며, 만약 몇 년 안에 흑자 전환에 실패할 경우 투자사에 대해 SK E&S의 핵심 자산을 빼앗길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SK온이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하고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SK온과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실적 개선과 사업 확장에 집중해야 하며, 메리츠증권과의 협력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