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는 기존의 보안 인식을 큰 폭으로 변화시키는 사건이다. 과거에는 폐쇄망이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 신뢰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해커는 폐쇄망을 등한시한 보안 시스템의 틈을 타 소프트웨어 백도어를 이용해 내부 시스템에 침투하였고, 이를 통해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우려와 더불어 통신 기반 시설의 안정성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첨단 보안 솔루션 기업인 지슨의 한동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을 진단하고 향후 보안 기술의 방향성을 들여다보았다.
한동진 대표는 SK텔레콤 해킹 사건을 두고 폐쇄망이 안전하다는 기존의 믿음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망의 보안 관리가 외부망에 비해 부족하여 해커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소프트웨어 백도어가 사용되었지만, 더 심각한 위협은 하드웨어 백도어”라며, 이를 탐지하기 어려운 이유를 강조했다. 이와 같은 보안 환경 변화는 백도어를 통한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공격 방식의 확산으로 이어지며, 보안 패러다임이 단순한 외부 위협 차단에서 내부 침투자 감지 및 대응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슨은 2000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도청, 해킹, 불법 촬영 등 보안 분야의 특수 영역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대표 제품은 상시형 무선도청 탐지 시스템(Alpha-S/I), 상시형 무선해킹 탐지 시스템(Alpha-H), 그리고 상시형 불법촬영 탐지 시스템(Alpha-C)이다. 이들 제품은 각각 고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공 부문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방부와 주요 금융기관 등 국내외 고객 300곳 이상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해킹 사건으로 인해 백도어 해킹 탐지 시스템(Alpha-H)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서버룸이나 데이터센터 내 무선 신호의 이상 징후를 AI 기반으로 분석해 스파이 칩을 탐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독창적인 기술력 덕분에 지슨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SK텔레콤 해킹 사건으로 인해 내부망 보안이 화두가 되면서 Alpha-H에 대한 관심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슨은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무선 백도어 해킹 방지 제품의 매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불법촬영 보안 장비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며, 중동 및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수출 역시 3년 연속 평균 40% 이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지슨은 코스닥 이전상장 수순을 밟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보안 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로 여겨진다. 잠재적 성장 동력으로는 자동차 보안 분야가 있으며, AI 기반의 자동차 내부 보안과 자율주행 보안 인프라 구축을 향해 세밀한 준비 중이다. 한 대표는 “미래형 자동차에서 보안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차량용 도청 방지 시스템(Alpha-V)을 연내 출시할 계획임을 알렸다.
이처럼 지슨은 향후에도 끊임없이 보안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며,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을 사전에 탐지하는 ‘보안과 안전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슨은 글로벌 보안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