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SK하이닉스의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자사주 소각 계획이 포함되지 않아 ‘C학점’을 부여했다. 이남우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제시한 밸류업 계획 이후 주가 하락을 강조하며 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자사주 취득 원칙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적용될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가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 이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틀 간 8000원이 넘게 하락하며 ‘15만닉스’라는 저조한 주가 수준에 도달했다. 이 회장은 “보유 중인 5.4%의 자사주에 대한 소각 계획이 없다는 것은 주주환원의 첫걸음으로서 매우 아쉽다”고 언급하며, 임직원 보상을 주식 중심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자사주 소각 계획이 없다 보니, 이사회가 정해놓아야 할 자사주 취득의 원칙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이사회에서 자사주를 취득하는 구체적인 조건과 원칙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누적 잉여현금흐름(FCF) 범위 내 추가 환원 방안에 대해서는 주주 입장에서 불명확하다고 비판했다.
반도체 산업은 자본 집약적이고 경기에 민감한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SK하이닉스의 총주주수익률(TSR) 관점을 반영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이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자산 중 유형자산 비율이 50%에 달하는 만큼, 밸류에이션 하락 시 주주환원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음을 지적했다.
또한 이 회장은 SK스퀘어로부터 ‘A학점’을 받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비교했을 때, SK하이닉스의 계획이 아쉬움을 남긴다고 평가했다. 그는 “SK스퀘어의 지분 20%를 보유한 SK하이닉스의 밸류업 계획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박성하 SK스퀘어 사장이 SK하이닉스의 비상무이사로서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이 의문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아니라 하영구 이사회 의장이 주재하며, 사외이사 6명 전원의 참석을 당부했다. 이러한 요청은 SK하이닉스의 거버넌스 체계를 재정비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