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내년 고마진 반도체 칩의 매출 증가로 인해 삼성전자를 영업이익 측면에서 앞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제치며 성과를 나타냈고, 내년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고 가정할 경우,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부문 이익을 합쳐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 전문가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영업이익은 20조에서 45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는 27조9000억 원에서 49조 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보다 높게 예측된 보고서는 현재 없지만, 레거시 반도체 가격 회복 속도가 저조한 가운데 HBM 가격이 예상보다 상승할 경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을 초과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HBM 반도체의 높은 마진은 SK하이닉스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35%에서 내년에는 최대 46.8%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45% 증가한 97조 원, 영업이익은 45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올투자증권의 고영민 연구원은 “HBM4에서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며 내년에도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부문 수혜가 부각될 것”이라며 “그동안 억눌려 있던 주가는 업황이 반등하게 되면 가장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0월 말 20만 원에 근접했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최근 17만6000원으로 하락한 상태이다.
다만, 낸드플래시 시장의 전망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차이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45조 원과 비교해 iM투자증권은 20조 원을 예측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와 DDR4 가격이 내년 1분기부터 급락하며, 이에 따라 낸드 부문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경쟁 심화로 인해 중국의 메모리 제조사들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차후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저조한 판매가 예상되는 바, 이러한 시장 환경이 SK하이닉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부터 8단 HBM3E의 양산을 시작하며, 하반기에는 12단 HBM3E 양산에도 돌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하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의 반등 여부와 삼성전자의 HBM 양산 계획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