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TPG가 아시아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투자펀드 조성에 들어갔다. 이번 펀드는 약 15억 달러(한화 2조원) 규모로 설정되며, 주로 한국, 호주,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가치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중견 비상장사 및 상장사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TPG의 이번 미드캡 펀드 설립은 최근 K뷰티 브랜드인 삼화의 투자 성공에 기반하고 있다. TPG는 삼화를 2023년 말 약 3000억원에 인수한 후, 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키워 약 8000억원에 매각함으로써 투자금의 3배에 해당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삼화는 당시 플라스틱 병 및 펌프를 제조하는 전통적인 중소기업으로, TPG의 손길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TPG는 인수 직후 삼화의 지배구조를 통합하고, 생산 및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기업화’ 작업을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TPG는 삼화의 핵심 강점을 활용하여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더 높은 수익성을 목표로 한 디스펜서 기술을 중심으로 한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삼화의 제품은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TPG는 해외 고객 유치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뿐만 아니라, TPG는 세계 주요 화장품 박람회에 적극 참여하며 삼화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지속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삼화에 대한 관심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KKR이 약 8000억원을 제시하며 삼화를 인수할 수 있었다. TPG는 이처럼 수익을 증대시킨 후, 총 9000억원을 회수하며 MOIC(투자금 대비 수익 배수) 3배, IRR(내부수익률) 75%라는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IB 업계에서는 TPG의 삼화 사례를 미드캡 기업의 밸류업 역할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지배구조 개선과 통합 전략을 통해 실질적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키는 방법론이 채택된 셈이다. TPG의 성공적인 사례는 국내 PEF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대형 거래 중심의 경쟁 과열을 넘어 중견기업 발굴 및 가치를 실현하는 정통 전략을 통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TPG의 아시아 미드캡 펀드 설립 작업이 이번 성과를 통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은 앞으로 아시아 중견기업의 투자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