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캠퍼스에서 서식하는 검은눈방울새(Junco hyemalis)의 부리 변형이 최근 연구를 통해 관찰되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된 인간 활동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UCLA 캠퍼스 내에서 2018년부터 검은눈방울새를 장기간 관찰하며, 이 새들이 인간 환경에 얼마나 적응하는지를 연구하였다.
이 새들은 원래 산악 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씨앗이나 곤충을 섭취하기 위해 긴 부리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도시 환경에서 서식하는 경우에는 인간이 남긴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짧고 두꺼운 부리를 가진 개체가 더욱 선호되어 왔다. 그러나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가 봉쇄되고 인간의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 시기에 태어난 검은눈방울새들은 긴 부리 형태로 적응하게 되었다.
이는 인간이 남긴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줄어들면서 이 새들이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는 생활로 패턴을 변화시킨 결과로 해석된다. 캠퍼스 내의 음식물 쓰레기가 감소하자, 야생형에 가까운 부리 형태가 필요해졌고,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개체 차원이 아닌 환경에 대한 적응과 진화의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부터 오프라인 수업과 식당 운영이 재개되자, 인간 활동이 다시 증가하면서, 이 시기에 태어난 새들은 도심 생활에 유리한 짧은 부리 형태로 변화하게 되었다.
UCLA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진화가 수천 년의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통념이 통상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연구의 수석 저자는 “진화는 매우 짧은 기간 내에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놀라운 사례”라고 평가하며, 인간과 자연의 연관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였다. 공동 연구자인 파멜라 예는 “인간과 자연 간의 연결이 훨씬 더 복잡하고 날카롭게 상호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번 발견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진화를 관찰한 거의 유일한 사례로, 외부 전문가들도 그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였다. 매사추세츠대학교의 제프 포도스 교수는 “이 연구는 팬데믹이 자연 스스로의 진화에 미친 영향을 문서화한 중요한 사례”라고 언급하며, 코로나19 전후로 관찰된 두 차례의 급속한 진화 과정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이처럼, 검은눈방울새의 부리 형태 변화 연구는 코로나19의 파급 효과가 단순히 인간 생활에 국한되지 않고 야생 동물에까지 영향을 미친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앞으로의 연구에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