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소각률 ‘제로’…디플레이션 효과보다 네트워크 유틸리티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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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의 토큰 소각률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에 도달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와 관련된 궁금증이 증가하고 있다. 이더리움(ETH)이나 시바이누(SHIB)가 소각을 통해 유통량 축소와 가격 상승 기대감을 조성하는 반면, XRP는 완전히 다른 구조로 개발되어 이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현재 네트워크의 안정성 및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XRP의 구조가 과연 투자자들의 기대하는 디플레이션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XRP의 낮은 소각률은 트랜잭션 기반의 소각 시스템에 기인한다. 이더리움은 EIP-1559 개편 이후 가스비의 일부가 자동으로 소각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SHIB는 커뮤니티 주도로 대규모 소각 캠페인을 진행한다. 대조적으로 XRP는 송금할 때 마다 소량의 수수료가 소각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전체 발행량 1천억 개 중에서 극히 미미한 양만이 소각된다. 따라서 네트워크 유지에는 기여하더라도 공급 조절 효과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차이는 XRP의 철학적 기초에서 비롯된다. 리플사는 네트워크 유틸리티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소각을 마케팅 수단이나 가격 부양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았다. 모든 소각은 네트워크 이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수적 결과일 뿐, 특별한 이벤트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암호화폐에서 소각이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마케팅 요소로 사용되는 것과 stark한 대조를 이룬다.

현재 XRP 가격은 약 2.85달러(한화 약 3,962원)에서 횡보하고 있으며, 100일 이동평균선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다. 이 지지선이 유지된다면 이론상 3달러(약 4,170원) 회복 가능성도 있지만, 하락세가 더욱 강화된다면 2.5달러(약 3,475원) 지지선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가격 움직임 속에서 XRP의 가치는 공공성과 효율성, 그리고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로서의 채택 속도에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XRP에서 소각에 따른 일시적인 가격 상승보다는 장기적인 네트워크 활용성과 향후 규제 확실성이 가져올 가치 상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XRP는 빠른 결제 속도, 낮은 수수료, 높은 확장성을 핵심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목표로 하는 다른 암호화폐들과는 접근 방식이 본질적으로 상이하다. 요컨대 XRP에게 ‘소각’은 전략이 아니라 시스템적 결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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