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스마트폰을 벗어나 아날로그 취미에 몰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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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Z세대, 즉 199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청년들 사이에 뜨개질, 자수, 도예와 같은 아날로그 취미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의 과사용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러한 정적인 취미 활동에 몰입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트렌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공예는 마음의 치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러한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과거 조부모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뜨개질과 도예 같은 취미가 이제 젊은 층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복고풍 트렌드가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대한 피로감에서 오는 심리적 회복의 필요가 반영된 현상이다.

특히 영국 Z세대는 유럽에서 가장 불행한 세대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한 자선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15세 청소년의 25.2%가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응답하였으며, 이는 유럽 평균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생계비 인상, 스마트폰의 의존도 증가는 이들 청년들의 정신적 피로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도예, 뜨개질, 그림 그리기와 같은 ‘슬로우 취미’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취미는 시간을 여유 있게 보내며 즐길 수 있고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스마트폰을 벗어나 사람들과의 교감을 통해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런던의 한 도예 카페 직원인 아메드 씨는 코로나19 이후 젊은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이곳이 진정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런던에 사는 23세의 엠마는 공예 체험 수업이 팬데믹 후 공동체 회복의 의미를 지니며, 무료 행사나 10파운드의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어 술자리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아날로그 취미와 오프라인 모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디지털 디톡스’라 부른다.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독서나 명상 등을 통해 심신을 회복하는 것이며, 이는 잘 알려진 ‘디지털 단식’의 일환으로 간주된다. 최근에는 필사가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직접 손으로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집중력과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교보문고는 필사 관련 책의 판매량이 692.8%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대표적인 아날로그 취미인 ‘뜨개상영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GV는 영화 상영 중 관객들이 뜨개질을 할 수 있는 특별 상영회를 개최했으며, 모든 좌석이 매진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경험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증진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날로그 취미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데이지 팬코트 교수는 Z세대가 정신 건강에 적극적이며, 공예 활동이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러한 취미는 개인 기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뿐 아니라 사회적 유대감과 소속감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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