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방법이 오히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 성인 약 1만9000명을 대상으로 한 8년간의 시험 연구에 따르면, 하루 8시간 미만으로 식사를 제한한 그룹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하루 12~14시간 동안 식사한 사람들에 비해 무려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중국 상하이 교통대 의과대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과대학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는 지난달 22일 학술지 ‘당뇨병 및 대사 증후군: 임상 연구 및 리뷰’에 게재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과 대사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져온 기존 통념에 도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간헐적 단식은 일반적으로 하루 8시간의 식사 시간과 16시간의 공복 시간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장시간의 공복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입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참가자들은 2주마다 최근 이틀간의 모든 식사를 기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평균 식사 시간을 취합하여 심리적 및 생리적 변화를 고려했다. 분석 결과, 하루에 8시간 이하로 먹는 집단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나이, 성별, 사회적 환경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흡연자 및 당뇨병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빅터 윈저 종 교수는 “식단과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8시간 이하로 식사를 제한했을 때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은 의외”라며 “간헐적 단식이 안전하다는 기존의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도의 내분비학자인 아눕 미라스는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 및 혈압, 혈당 개선에 유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양 불균형 및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간헐적 단식은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뇨병 환자에게는 저혈당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폭식이나 고칼로리 음식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다른 연구에서는 간헐적 단식으로 인해 체중이 소폭 줄어들 수 있지만, 줄어든 체중의 상당 부분이 근육 손실에서 기인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탈수,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간헐적 단식을 전면적으로 금지할 필요는 없지만, 각 개인의 건강 상태나 기존의 질병 유무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구진은 “언제 먹는지보다 무엇을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오랜 기간 간헐적 단식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건강한 식단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이제는 건강을 위해 식사 시간뿐 아니라, 식사의 질과 내용까지 신경 써야 할 시점이다.